약간은 흐린 듯하고
무언가 쏟아질 것 같은
그래서 조금은 우울해 지고 싶은
이런 날이 좋더라
향이 좋은
커피를 앞에 놓고
조금은 사치하게
여유를 부려보는 이런 날이 좋더라
맑은 날에 가려서 잊고 살았던
지난 옛 기억들을
끄집어 꺼내 볼 수 있는
이런 날이 좋더라
바쁜 것 접어두고
한껏 푸근하고
넉넉한 마음을 가져볼 수 있고
왠지, 모든걸 품을 수 있을 것 같은
충만함이 솟아나는
이런 날이 좋더라
부추 넣고 감자 넣고
양파 넣고 골고루 섞어
고소한 냄새 풍기며 부침하나
지글지글 지져서
세상사 질펀하게 풀어 놓으며
앞집 뒷집 여인네들 모여 앉아
화기애애 해 보고 싶은
이런 날이 좋더라
누구에게 전화 할까?
누구를 오라 불러 볼까?
어떻게들 변했을까?
어떻게들 살고 있을까?
그리운 향수에 젖어 빙그레
웃어볼 수 있는
이런 날이 좋더라
비록 빈 둥지 같은 모습으로
불혹에 있을 지라도
난 오늘 이대로의 나의 모습
지금 내가 너무 좋더라
- 좋은 글 중에서 -
'아름다운삶 > 받 은 글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아직도 기다림이 있어 행복하다 (0) | 2023.05.05 |
---|---|
아주 가난한 사랑일지라도 (0) | 2023.05.04 |
5월은 아름답습니다 (0) | 2023.05.01 |
나를 사랑하는 법 (0) | 2023.04.28 |
우리 이렇게 살다 갑시다 (0) | 2023.04.26 |